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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문사. 대전현충원 안장

나의 이야기

by 뽈삼촌 2013. 12. 1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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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부터 4년간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조사관으로 일을 했었습니다.

군대에 보낸 아들의 죽음을 가슴에 묻고 살던 어머니들의 한을 풀고자 특별법으로 한시적으로 운영한 대통령소속 기관이었습니다.

제가 조사하고 진상규명한 사건 중 현충원 안장을 미루어 온 공군 장승완 상병의 장례식을 14년 만에 치렀습니다.

작년에 순직 인정을 받았으나 보훈청과의 행정소송이 남아있어 미루었지요.

 

우여곡절이 많은 사건이었습니다.

2009년 국군대구병원의 관리 부실로 시신이 바뀌는 일이 있었고,

국과수에 보낼 다른 사건 시신의  정강이 뼈를 착오로 장상병의 정강이 뼈를 잘라 가버린 것이지요.

그  바람에 곤혹을 치루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

"이 사건이 없었으면 정작 승완이의 장례식을 엉뚱한 시신을 놓고 할 뻔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라고

어머니를 설득했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진정인과 조사관의 관계에 신뢰가 없었다면, 우리 위원회가 큰 손상을 입을뻔한 사건이었습니다.

 

군에서 고의적으로 일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어머니의 의심은 아직까지 남아있고..

그래서

어머니는 마지막 부탁이라고

입관하기 전에 우리 승완이가 확실한 지 확인해달라고 하더군요.

장례식 전날 국군대구병원을 다시 찾았습니다.

냉동고에서 꺼낸 깡마르고, 차디찬 승완이의 시신을 두루두루 살폈습니다.

잘리어진 정강이 뼈 대신에 끼운 오동나무의 상태도 손으로 확인해보았습니다.

 

14년 7개월간  찬 냉동고에서 지낸 승완이가 이제는

 영면하기를  기도했습니다.

 

 

 

 

 

제가 담당한 사건 중 2007년 공군 송창호 일병, 올 해 해군 이수근 일병

두 사건을 현충원에 안장하고 그리고 현충탑에 안치하고 남은 마지막 사건이었지요.

이로서 조사관으로서의 군의문사 일을 마무리한 것 같습니다.

 

 

 

 

[2012. 6. 19.] 군의문사, 의미있는 판결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어제(6. 18.) 오후 승완이 어머니, 엄여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들뜬 목소리였습니다.

"유조사관님!  대법에서 파기환송 시켰어요."

"아이구 축하합니다."

 

 

엄여사의 13년 싸움에 드디어 법원의 의미있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제가 조사한 이 사건.

대통령소속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는 진상규명으로 결정하고 '순직'으로 재심의하라고 국방부로 보냈지요.

국방부는 거부했고요.

또 다시 지난한 소송의 터널로 들어갔지만 항상 씩씩하던 엄여사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군에서는 '전공사상자 처리훈령'에 따라 직무수행과의 인과관계를 따지지 않고

자살이면 무조건 사망구분 '자살'로 처리했었습니다.

많은 어머니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던 것이지요.

 

국민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강조한 이번 판결이 주는 의미는 정말로 큽니다.

 

개정 유공자법은  자해행위를 순직제외사유로 하는 규정을 삭제했고요.

전공사상자 처리훈령의 사망구분도 고쳤다고 합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동안

조사결과를 토대로 우리 위원회가 정립한 '자살자 순직 이론'이론이

이제

 법과 제도로 정착되었다는 것.

참 보람이 있네요. 

 

 

한겨레신문

 

대법 “군 자살자도 국가유공자 인정가능”

등록 : 2012.06.18 19:56 수정 : 2012.06.18 22:27

“직무수행 등과 인과여부 따져야”
내달부턴 폭행피해 자살자도 해당

군 복무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도 교육훈련이나 직무수행과의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국가유공자로 예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18일 군 복무 중 자살한 장아무개씨의 어머니 ㅇ씨가 대구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처분 취소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군인이 군 복무 중 자살로 사망한 경우에도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국가유공자 등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자유로운 의지가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의 자살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에서 제외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법원은 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경우 심신상실, 정신착란 등 자유의지가 완전히 없는 상태에서의 자살만 국가유공자 자격을 인정해 왔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날 판결에 대해 “옛 국가유공자법은 군인이 자살했을 때 경위와 원인을 따지지 않고 국가유공자에서 배제했다”며 “이번 판결은 군인들에 대한 국가의 보호를 더욱 충실히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ㅇ씨의 아들은 1999년 4월 선임병들한테서 질책과 따돌림을 당하고 군에서 실시하는 장병 학술평가시험에서 대리시험을 보다가 들켜 문책을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ㅇ씨는 대구지방보훈청이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이라며 국가유공자 등록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고, 1·2심 법원은 “장씨는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현실도피 수단으로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한편, 새달부터는 ‘자해행위’를 국가유공자 제외 사유로 규정하던 국가유공자법이 개정 시행돼 군 복무 중 폭언이나 폭행, 가혹행위를 못 견뎌 자살한 장병도 순직이나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동아일보

대법 “자살한 군인도 유공자 인정 가능”

기사입력 2012-06-19 03:00:00 기사수정 2012-06-19 03:00:00

 

“직무수행과 인과관계 따져 결정해야”… 다음달부터 왕따 자살도 순직으로 처리

군 복무 중 자살한 사람이라도 자살 원인이 직무수행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 국가유공자로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매년 군 자살자가 70∼80명에 이르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들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8일 공군 정비병으로 복무하다 자살한 장모 씨 유족이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취소하라”며 대구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항소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

○ 직무상 인과관계 규명이 핵심

재판부는 “군 복무 중 자살했더라도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판단한 뒤 국가유공자 인정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이런 인과관계가 인정되는데도 ‘자살’이라는 이유만으로, 또는 자유의지가 완전히 배제된 상태의 자살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국가유공자 인정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국가유공자법 4조 6항 국가유공자 제외 사유 가운데 ‘자해행위’는 직무수행과 인과관계가 없는 자살로 국한해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98년 5월 공군에 입대해 항공기 정비병으로 근무하던 장 씨는 이듬해 4월 생활관 지하화장실 출입문 문틀에 군용허리띠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장 씨는 업무처리 미숙으로 동료들에게 집단따돌림을 받던 중 선임병 지시로 군부대 내에서 장병학술평가시험을 대신 보다가 들켜 괴로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장 씨 유족은 2001년 대구지방보훈청에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족들은 이후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받아 보훈청에 제출했으나 역시 거부당하자 다시 소송을 냈다. 1, 2심 재판부는 “장 씨 스스로 자유의지에 따른 현실도피 수단으로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 법은 이미 개정

자해행위로 사망한 사람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하지 않는 규정은 지난해 9월 국가유공자법 개정으로 폐지됐다. 개정법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향후 군 복무 중 자살한 사람도 폭넓게 국가유공자로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 시행 이전에 자살한 군인에 대해서는 이번 대법원 판례가 새로운 법률해석 지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관계자는 “헌법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군인들에 대한 합당한 처우를 가능케 하고 군인들에 대한 국가의 보호를 더욱 충실히 하도록 했다는 데 이번 판결의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 국립현충원 안장도 가능

지난해 군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병이 97명에 이르는 등 군내 자살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군 복무 중 자살자는

 

 △2006년 77명 △2007년 80명 △2008년 75명 △2009년 81명 △2010년 82명에 이른다.  이런 추세에 따라 국방부는 최근 ‘전공(戰功)사상자 처리훈령’을 개정해 복무 중 폭언이나 폭행, 가혹행위를 못 견뎌 자살한 장병들도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장 씨 유족은 군의 전공사망심사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고 개정된 훈령에 따라 순직 판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대법원, "자살 군인도 국가유공자 인정" 판례 변경해
교육훈련·직무수행과 인과관계 인정돼야
12.06.18 17:50 ㅣ최종 업데이트 12.06.18 17:50 신종철 (sjc017)

군 복무 중 장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도 교육훈련이나 직무수행과의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자살이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것이면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해 국가유공자에서 제외된다거나, 또는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 상태에 빠져 삶을 포기할 정도에 이른 상태에서의 자살이 아닌 한 국가유공자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종전 대법원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구타 및 가혹행위 당한 J씨, 국가유공자 등록했지만...

 

J씨는 1998년 5월 공군에 입대해 항공기 기체정비병으로 근무하던 중 1999년 4월 중대 내무반 지하 화장실 출입문 문틀 가로대에 군용 허리띠로 목을 매고 숨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이에 J씨의 모친인 A(59)씨는 순직 군경에 해당한다며 대구지방보훈청장에게 국가유공자 유족등록신청을 했지만, J씨의 자살은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자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인 대구지법은 A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항소심인 대구고법은 "망인의 자살은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패소 판결했고,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A씨는 2006년 4월 군의문사진상위원회에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 줄 것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위원회는 2008년 12월 "망인은 지휘관의 적절한 관리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임병들의 상습적인 구타, 가혹행위, 욕설 등 언어폭력과 부대원들에 의한 집단적인 따돌림, 중대장과 선임병 등의 위법한 지시에 따른 대리시험 발각 등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와 인격침해를 받아 사망하게 됐다"며 국방부 장관에게 재심의를 요청했다.

 

이에 A씨는 2009년 2월 대구지방보훈청에 군의문사진상위원회의 결정문을 추가 자료로 제출하면서 다시 국가유공자 유족등록신청을 했지만 "위 결정문은 법원 판결 내용을 변경할 만한 요건 변동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해 또다시 등록을 거부당했다.

 

그러자 A씨는 다시 소송을 냈다. A씨는 "망인이 소속된 부대는 엄격한 군기강 확립을 위해 강도 높은 '군차려'(군대 내 얼차려)가 실시됐고, 업무 특성상 일과 관련된 구타 등의 가혹행위와 고참들의 질책이 많아 망인이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며 "더욱이 망인은 선임병들로부터 상습·지속적으로 구타 및 가혹행위를 당했고, 후임병들로부터도 무시당해 인격적 모멸감·좌절감·무력감 등을 느끼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망인은 이러한 심리적인 고통을 겪던 중 부득이하게 장병 학술평가에 선임병을 대리해 응시하다가 적발돼 후임병들이 보는 앞에서 시험감독관에게 욕설과 구타를 당했고, 이후 대리시험 발각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 중대원들에 대한 죄책감, 불안감 등으로 인해 정신질환에 준하는 심리적 공황 상태에 이른 나머지 정신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자살에 이르게 됐으므로 자해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1심인 대구지법은 2010년 6월 A씨가 대구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요건 비해당결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고, 항소심인 대구고법도 2010년 11월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의하더라도 망인이 소속된 중대에서의 구타나 가혹행위, 집단 따돌림의 정도가 망인이 도저히 수인할 수 없을 정도였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대리응시 행위로 망인에게 가해질 상급자들의 질책이나 시험감독관의 망인에 대한 처분의 정도 역시 통상의 군인이라면 충분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것으로 보인다"며 "위와 같은 스트레스 및 정신적 부담감이 망인에게 우울증 등으로 인한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 상태에 빠져 삶을 포기하게 만들 정도에 이른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망인 스스로의 의지에 따른 현실도피의 수단으로 자살을 선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망인을 에워싸고 있는 주위 상황, 가혹행위 등과 자살행위의 시기, 망인이 자살하기 전에 남긴 유서 내용과 그로부터 짐작할 수 있는 망인의 정신상태 및 심리상태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보면, 망인의 자살은 나약한 성격으로 인한 것이기는 하나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그것이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정신적 스트레스 및 부담감 등으로 인해 정상적이고 자유롭게 의사를 결정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자해행위로 인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종전 대법원 판례 변경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18일 항공기 기체 정비병으로 근무하다 자살한 J씨의 모친 A씨가 대구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요건비해당결정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군인이 군 복무 중 자살로 인해 사망한 경우,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데도 그 사망이 자살로 인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또는 자유로운 의지가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의 자살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에서 제외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와 달리, 군인의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자살로 인한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자살이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것이면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해 국가유공자에서 제외된다거나 또는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 상태에 빠져 삶을 포기할 정도에 이른 상태에서의 자살이 아닌 한 국가유공자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취지의 종전 대법원 판례는 이번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안에서 모두 변경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는 '자행행위로 인한 사망'에 관한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망인의 자살이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 상태에 빠져 자유로운 의지가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 아닌 한 '자해행위로 인한 경우'에 해당하고 '자해행위로 인한 경우'에 해당하기만 하면 국가유공자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법리를 전제로 판단한다"며 "망인의 직무수행과 자살로 인한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심리·판단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파기환송 이유를 설명했다.

 

전수안 대법관 "자살을 의지박약이나 나약함 탓으로 돌리면 안 돼"

 

전수안 대법관은 보충 의견을 통해 "군인이 선임병 등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하거나 직무상 스트레스나 과로를 견디다 못해 자살하기도 하고, 군대라는 특수한 여건 때문에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거나 스스로 극복하기 어려운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으면서도 이를 호소하거나 적절히 진단받고 치료받을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자살하기도 하는 일이 현실로 존재하는 한 이런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군대 내 자살에 대해서도 그것을 개인의 의지박약이나 나약함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성숙한 사회의 모습이 아니며 유가족에 대한 적절한 위로와 보상은 국가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군입대자 대부분이 18~25세 사이의 젊은이로서 청소년기에서 성년기로 이행하는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있다는 점과 현재와 같은 징병제 하에서 군 복무 여부를 본인의 의사에 따라 선택하거나 개인의 적성에 따라 복무의 종류와 강도를 달리하지는 못한다는 점, 군사 목적의 효율적 훈련과 교육을 위한 군대 내 고유한 지휘체계 내지 계급제 등의 특수성, 친구들과 사회·가정으로부터 격리돼 일체의 생활을 부대 내에서 하게 되는 과정에서 개인에 따라 적응의 정도와 적응기간에 차이가 있고 특히 입대 초기의 적응단계에서 정서장애, 행동장애 등을 겪을 수가 있다"며 "실제로 군대 내 자살자의 대부분이 사병으로 그 중에도 이병과 일병의 비율이 높은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대희·양창수·민일영 "자살 군인은 국가유공자 인정해선 안 돼"

 

반면 안대희·양창수·민일영 대법관은 "국가유공자법이 순직 군인을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는 취지는 군인이 국군의 사명인 국가의 안정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에 국가를 위한 그의 희생과 공헌의 정도에 상응해 그에 대한 보상을 하려는데 있다"며 "군인이 자유로운 의지에 의해 자살한 경우는 국가를 위한 희생과 공헌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그런 군인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 보상하는 것은 법의 제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이어 "비록 지난해 9월 국가유공자 제외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자해행위로 인한 경우'가 삭제되긴 했으나, 이는 별론으로 하고 적어도 개정 전에는 국가유공자법이 '자해행위로 인한 경우'를 제외사유로 명백히 규정하고 있었던 이상 그런 국가유공자법 하에서는 자살한 군인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6항 제4호는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의 경우를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지 않는 사유로 규정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9월 법이 개정됐다. 자해행위자를 국가유공자 지정 대상에 포함시키는 개정 법률은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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