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은 청소년이 아니라 청년이잖아요! 제 답글 꼭 읽어주세요.”

“대학생은 운영위원회 분과  멘토로 합류하고 전체적 총괄 및 운영은 청소년 즉 중고생이!!”

“다음카페 댓글에도 올렸습니다. 멘토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전 중학생의 참가는 찬성입니다.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이니까요.”

“대학생 참여에 대한 저의 의견을 확실하게 이야기했습니다.”

“경기도 사례 카페 가입이 힘들다는군요, 민우와 현철이가요. 어떡하죠?”

한 달 전 지역의 한 고등학생을 만났다. 대학에 가면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싶다는 당돌한 고등학교 2학년생이었다. 친구가 충남 예산군 청소년 참여위원회에 참여해서 활동하는데 우리 구에는 왜 없느냐고 물었다. 돈도 크게 들어가지 않는데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조례를 만든다면 그 과정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국 지자체 246곳 중 175곳 운영


   
청소년들이 청소년 참여위원회에 대한 의견을 문자 보내왔다.
부끄럽지만 그런 위원회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기에 함께 알아보고 준비하자고 했다. 그날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문자가 날아온다. 덩달아 바빠진 나는 충남 예산군, 여성가족부, 경남 김해시 등에 전화해서 자료를 수집하고 조언을 구했다. 여성가족부의 도움을 받아 조례 초안을 작성해 카페에 올렸더니 위와 같은 문자가 답지한 것이다.

청소년 참여위원회는 여성가족부 및 지방자치단체 정책과 사업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해서 의견을 제시하고 조언 및 평가하는 일을 맡는다. 청소년 관련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기능 또한 하고 있다. 2010년 시점으로 전국 지자체 246곳 가운데 175곳에 설치·운영 중이고, 경기도는 31개 시·군·구 전체에 위원회가 구성되어 서로 경쟁적으로 활성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대구는 한 곳, 부산은 두 곳으로 활동이 미약한 편이다. 선거권이 없는 청소년들의 활동에 그만큼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는 현실의 반영인 것 같아 떨떠름한 느낌이다.

그래서 내년 2월 임시회에 의원 발의로 조례를 제정하기로 결심했다. 소관 상임위 의원들에게 경위를 설명했고, 열성적인 고등학생들의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간담회 일정도 잡았다. 해당 학교장에게 확인했더니 흔쾌히 보내주겠다고 한다.

필자는 얼마 전 이 지면(풀뿌리 수첩)을 통해 ‘참여예산’ 조례 제정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한 적이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청소년 참여예산제 운영’까지 고려하고 있는데, 이곳 대구의 경우는 주민 참여에 대한 인식이나 제도적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아직 걸음마 단계. 하지만 위와 같은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참여 욕구를 보며 그나마 희망을 본다. 이런 일로 바쁜 기초의원이라면 언제든지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