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관련 정책 수립에 지역 청소년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조례안이 대구 북구에도 제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의 10대 청소년이 이 조례안을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북구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유병철(무소속) 의원을 비롯한 11명의 의원이 공동발의한 '대구 북구 청소년참여위원회 운영 조례안'을 17일 처리했다. 이 조례안은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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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북구 청소년참여위원회 운영 조례안' 행정자치위원회 회의 (2012.2.17) / 사진.북구의회 제공 |
행정자치위원회는 17일 회의에서 "청소년들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자신과 관련된 정책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며 "최근 일어나는 청소년 폭력을 비롯한 여러 문제 당사자인 청소년의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조례안 검토결과를 보고했다.
이 조례안은 지방자치단체 청소년 관련 정책수립 절차에 청소년의 참여를 보장하고 의견을 반영하는 것으로 선발된 위원회가 지역 청소년 관련 프로그램, 토론회, 캠페인을 주도적으로 개최하고 참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선발된 청소년 위원들은 북구청 문화교육과 소속으로 활동할 예정이며, 지자체 일반회계 150만원과 국가지원비 150만원을 포함한 300만원의 예산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특히, '청소년참여위원회'는 9세 이상 24세 이하의 북구에 주소를 둔 청소년을 대상으로 공개모집과 추천 을 통해 2월 말부터 선발되며, 중.고등학생, 근로, 북한이탈, 한 부모, 다문화, 장애, 비학생 청소년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의 20여명의 청소년으로 꾸려진다.
이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유병철 의원은 "경기도는 31개 모든 시.군에 위원회가 설치돼 있는 반면 대구는 초라한 성적"이라며 "우리 지역도 청소년들의 참여를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읍내동에 사는 김평강군의 요청으로 조례를 제정하게 됐다"며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김군이 대견스러웠다"고 덧붙였다.
공동발의한 김동하 의원 역시 "공교육이 무너진 지금 이 조례안을 통해 미래사회에 필요한 민주적인 청소년들을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례안을 제안한 김평강(강북고 3학년)군은 "청소년이 빠진 채 청소년 관련 정책이 만들어져 현실성이 부족했다"며 "정책에 의견을 내고 싶어도 길이 없어 지역의회에 건의를 했다"고 말했다. 또, 김군은 "특히 청소년 폭력이나 범죄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또래들이 주변에서 겪은 일을 얘기하고 이에 대해 해결책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17일 회의에 직접 방청을 온 청소년도 있었다. 김현철(강북고 2)군은 "김평강 선배의 말을 듣고 위원회에 관심이 생겨 참관했다"며 "주 5일 수업이 시작되면 주말에 청소년들이 갈 수 있는 시설이 많이 없다. 위원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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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평강(강북고 3), 김현철(강북고 2) |
현재 '청소년참여위원회'를 개설한 지역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246곳 가운데 185곳으로 대구는 8개 구.군 중 달서구 1곳에서 시행하고 있다. 달서구 '청소년참여위원회'는 2007년 달서구청 평생교육과 청소년팀 소속으로 현재 18명의 청소년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달서구청 석경선 평생교육과 청소년 당당관은 "정책회의를 하다보면 아이들이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얘기 할 때도 많다"며 "그런 것들을 분석해 정책에 반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이복실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청소년 친화적 정책을 펼치기 위해 각 지자체마다 '청소년참여위원회'나 '청소년자치위원회', '청소년회의'를 운영한다"며 "그 중 '청소년참여위원회'는 청소년들이 정책형성과 집행과정에 주체적으로 지자체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해는 지난 해보다 11곳이 늘어 모두 185곳이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광역시인 대구는 1곳, 부산은 2곳으로 참여도가 낮은 편"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