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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어르신들의 시화전

공동체마을 만들기/동네이야기2

by 뽈삼촌 2019. 11. 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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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교육문화센터 어르신 학습동아리에서 세 번째 책을 출간했습니다.

'키다리와 똥가리' "엄마의 밥상'에 이어 이번에는 시집입니다.

이방배 선생의 지도 아래 아주 큰  일을 하셨습니다.

자식들과 주변 사람들이 놀랄 일이었지만

어르신들은 담담하게 출간 작업을 진행하시더군요.


마침 우리 마을 청소년들이 마을축제를 한다기에

어르신들을 초청했습니다.

시화전과 시낭송회!


처음에는 "이 나이에 뭘.." 하시던 분들이 결정되자 마자

시낭송 연습에,

당일 먹거리 행사 지원에 ...


아주 멋진 하루를 보내셨습니다.

몇몇 가족들이 손자, 손녀의 손을 통해 꽃다발까지..... 



시집 '노을의 속삼임'에서 두 편씩을 뽑아 시화전을 열었습니다.


이방배 선생의 편집후기










2014. 12. 22. 키다리와 똥가리 출간


대현교육문화센터 어르신들이 큰 일을 하셨습니다.

2학기 종강식에 맞추어 수필집을 출간한 것이지요.


축사를 부탁받고

받아 본 어르신들의 글을  읽어면서 잔잔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이방배 선생이 정말 귀한 선물을 어르신들에게 선사하셨습니다.

 

 2014. 12. 22.

 

 

백발에 꺼낸 기억, 진주처럼 빛났다

대구 북구 대현문화센터 어르신들이 펴낸 수필집

서툴고 투박한 글에순수함과 아름다움

책 ‘키다리와 똥가리’

가슴 벅찬 출간기념회

지난 19일 열린 대현교육문화센터 2014학년도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키다리와 똥가리’ 수필집과 서예작품 등

지난 학기 동안의 결과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김정석기자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아파서요. 그리고 결혼해서 아들딸 낳아서 무럭무럭 자라서 참 행복합니다. 그리고 장사를 배워서 몇십년 넘게 장사만 해서 배울 시간도 없었어요. 요즘 와서 우리 아저씨와 한자를 배우니 참 재미있어요.’ (최금조)

 

 ‘6·25 사변 때 피난길에서 내가 보이지 않아서 찾으니, 빨갱이 패잔병이 피난민 행세를 하려고 나를 업고 가고 있어서, ‘우리 아이 내려놓고 가라’고 소리소리 치면서 어머님이 따라가니까 내려놓고 산으로 도망갔다고 한다.

조금만 늦게 찾았어도 5세 어린 나이로 생을 마감할 뻔했다.’ (황순희)

 

  지난 19일 대구 북구 대현교육문화센터에서 특별한 출간기념회가 열렸다. 노인강좌로 마련된 ‘아름다운 실버’를 수강한 8명의 어르신들이 자신의 삶을 조망한 글들을 모아 작은 수필집을 발간한 것이다.

대현교육문화센터는 어르신들이 직접 자신의 생애사를 쓰는 수업을 진행하던 중, 인고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글들을 단순히 프린터 출력물로만 만들기가 아쉽다는 생각에 수필집 발간을 결정했다.

‘아름다운 실버’ 강좌를 맡은 이방배 강사는 어르신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고통스러웠던 지난 세월을 쓰는 것보다는 ‘행복’을 주제로 쓰기로 방향을 정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로 글을 써야한다는 부담감에 어르신들은 겁부터 먹었지만, 주변의 격려와 응원 속에서 용기를 갖고 한줄 한줄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문장부호의 개념을 처음으로 알게 된 어르신도 있었고, 반말과 존댓말을 번갈아 쓰는 어르신도 있었다. 어색한 표현과 두서없는 문장 연결이 난무했지만 어르신들은 어떻게든 근사한 작품 하나를 만들어내기 위해 애썼다.그렇게 완성된 작품은 오자나 비문을 전혀 고치지 않은 채 그대로 책으로 만들어졌다. 비록 서툴고 투박한 글솜씨지만 문학적인 기교나 화려한 문체로는 결코 표현할 수 없는 순수한 아름다움이 배여 있다고 생각한 이방배 강사의 판단이었다.

  ‘키다리와 똥가리’라는 제목을 붙인 수필집은 대현교육문화센터 2014학년도 졸업식이 있었던 지난 19일 여러 사람들의 축하 속에서 탄생했다. 졸업식을 찾은 어르신들은 저마다 수필집을 펼쳐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정영순(79) 할머니는 “처음으로 내 이야기를 글로 써 봤는데 주변 사람들이 글을 잘 썼다고 하더라”며 “글이 이렇게 책으로 나오니 정말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방배 강사는 발간사에서 “어르신들은 각자의 보물창고를 갖고 있다. 세월이 지나온 삶의 기억들을 품어 진주처럼 영롱하게 빛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 알의 진주를 삶 속에서 끄집어내기 위해 한 학기 동안 고단함을 마다하지 않은 어르신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은 적이 있습니다 . 동그라미는 작은 똥가리 하나가 빠져 동글동글 굴러다닐 수가 없어 똥가리를 찾아 다녔던 것입니다.

우리 어르신들도 센터에 와서 인생의 또 다른 똥가리를 발견하기도하고, 배우기도 하고, 만나기도 하십니다. 그러다가 하나의 작은
동그라미가 아니라 작은 동그라미들이 모여 ‘학습동아리’라는 커다란 동그라미를 만드시기도 합니다.
이 학습동아리를 통해 어르신들은 지역에 또 다른 키다리 아저씨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도움
의 손길을 내미시고, 이웃의 어르신들을 센터에 데려 오기도 하시고, 센터의 여러 가지 행사뿐만 아니라 북구의 평생학습관련
활동에도 부지런히 참여하고 계십니다.
이처럼 지역 어르신들이 자발적으로 만드신 ‘학습동아리’가 우리 북구 전역으로 뻗어나가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중년, 젊은이,
청소년 등 다양한 계층에 확산 되어 가면, 우리 북구가 더욱 활기차고 생명력 넘치는 행복한 북구가 될 것입니다.
이제 한권의 책으로 엮어지는 『키다리와 똥가리』이야기가 어머니의 손으로부터 자식에게, 손자에게 전해지면서, 지역주민
들의 삶이 세월을 따라 흘러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록되고 정리되면서, 이것이 또 하나의 북구의 역사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
며, 그동안 『키다리와 똥가리』가 탄생하기까지 수고하신 모든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키다리와 똥가리』파이팅~ !!

 

발간사
지나간 날들로의 여행
아름다운 실버 ‘ ’라는 교과목으로 대현교육문화센터에서 강의한 지가 벌써 삼년이나 되었습니다.
2012년 3월, ‘대현노인교육문화센터’가 첫 학기를 시작하던 날! 어떻게 하면 지역의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살아오신 지난 삶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삶을 설계하는 시간을 함께 가지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센터장이신 구인호 변호사님과 센터 개원을 위해 여러가지 실질적인 도움을 주신 유병철 의원님께 상의 드렸더니,

과목을 ‘아름다운 실버’라고 하면 어떻겠느냐고 했습니다.
평소 아름다움에 대한 나름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터인지라 처음에는 조금 망설였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첫째, 어르신들의 인생에서 지금 즉, 어르신이라고 불리는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지난 현대사가 말해주듯이 어르신들의 지나온 삶의 행적은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의 세월이었고,

지금이야말로 ‘나’를 생각하고, ‘삶’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라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나온 삶은 ‘생존을 위한 삶’, 앞으로의 삶은 ‘가치를 위한 삶’이 되도록 지나온 삶의 발자취들을 정리해 보고,
가치로운 삶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아름다운 실버라는 교과목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째는 아름다운 , 외모를 갖기 위해 성형수술을 마다하지 않는 요즘의 세태에 진정한 아름다움을 전해줄 수 있는 분들이

로 어르신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움이란 자신의 추하고 부족한 부분들을 잘라내고 없애버리는 것이 아니라,

추함을 통해 드러나는 아름다움을, 부족함을 통해 드러나는 풍요로움을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잘생긴 이들과 비교해서 자신의 모습을 외면하지 않고, 잘 사는 이들과 비교해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지나온 삶들이 바로 이런 과정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실버라는 교과목으로 2012년과 2013년, 1학기에는 지나온 삶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2학기에는 앞으로의 삶
을 설계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2014년에는 새로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학습동아리’입니다. 2012년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그렇게 조성되길 바랬던 ‘학습동아리’가 2013년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분들은 이제 센터에서 제공하는 학습에만 만족하지 않고, 학습동아리를 통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기 시
작했습니다. 그래서 1년 단위로 개설되었던 ‘노인대학’ 교과목들을 개별강좌로 전환하고, 기 수강생들도 같은 교과목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미 수강했던 수업을 다시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수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2014년 2학기 아름다운 실버에서는 ‘생애사 쓰기’ 를 하였습니다.
막상 생애사 쓰기를 하려니 어르신들이 ‘무슨 위인도 아닌데 생애사냐’ 며 거북스러워 하셔서

생애사 보다는 좀 더 편한 느낌을 주는 ‘삶 쓰기’라는 용어로 바꾸어서 수업했습니다.
삶 쓰기를 할 때에도 어르신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지난 힘든 세월을 떠올리며 이제는 더 이상 눈물짓기 싫다고 하셔서,
삶 쓰기의 주제를 ‘행복’으로 하였습니다. 어르신들의 삶을 ‘행복’이라는 주제로 정리하여, 눈물짓지 않고도 과거로 여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행복’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이 있는지를 먼저 찾아보았습니다.

브레인스토밍 기법으로 오랫동안 심사숙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떠오르는 단어들을 주욱 나열해 보았습니다.
다양한 단어들이 나왔습니다만, 대체적으로 가족, 건강, 여행, 종교, 배움, 친구, 돈이라는 7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래서 매주 한 가지씩 소재를 택하여 다시 가족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을 나열하고, 이 단어들의 상관관계, 순서, 중요도 등을 정
하여 번호를 매긴 후 글을 써 보았습니다.
처음 써보는 글이라 다들 당황하시기도 하고 겁을 먹기도 하셨지만, 어르신들은 용감하게, 침착하게 한 줄 한 줄 써내려 가
셨습니다. 한편의 글을 쓰실 때마다 ‘나는 이런 거 안 해봐서 잘못하는데...’라는 사족을 꼭 다시면서,

실제로는 정말 잘 쓰셨습니다 . 어떤 어르신은 USB를 들고 오셔서 ‘내가 남들보다 잘 못쓸 것 같아서 먼저 집에서 써 봤으니까,

선생님이 한번 봐줘.’라고 하시기도 하셨습니다. 그 USB안에는 한 편의 잘 정리된 삶쓰기가 들어있어서, 다함께 읽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렇게 7가지 소재에 대한 1차 글쓰기를 모두 마친 후 처음 썼던 자신의 글을 다시 읽어 본 뒤 교정도 하고 제목을 정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글을 쓸 때는 문장부호가 사용된다는 것도 함께 배웠습니다. 그리고 해묵은 앨범을 꺼내어 사진들을 첨부
하기도 하였습니다.
어르신들의 대다수가 컴퓨터도 배우고 있으신 지라 쓰신 글들을 본인이 직접 입력하기도 하였습니다만, 나중에는 입력할 분
량이 너무 많아 총무님의 도움을 받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몇 몇 분들은 사진을 직접 글 속에 삽입하시기도 하고, 예쁜 글자
체로 입력해서 제게 메일을 보내기도 하셨습니다만, 글자체와 크기는 굴림체 15pt로 통일했습니다. 그리고 편집 순서는 나이
순으로 하였습니다.
최근 여기저기서 어르신들의 생애사를 쓰는 강좌나 프로젝트가 시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 어르신들의 이 투박한 글들은
다른 생애사 쓰기와는 남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순수한 어르신들의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서툴고 다소 어색하기도 하지만, 이 서툼과 어색함이 빚어내는 순수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노련한 작가의 창작으로도 빚어낼 수 없고,

문학적인 기교나 화려한 문체로도 표현할 수 없는 지난한 삶이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난 한 학기 동안 삶 쓰기를 하면서 ‘문학은 삶을 다 담아낼 수 없구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어르신들은 각자의 보물창고를 갖고 있습니다. 지나온 삶의 기억들을 세월이 품어 진주처럼 영롱하게 빛나고 있기 때문입니
다. 이제 그 중 한 알의 진주를 꺼내어 처음으로 세상에 선보입니다. 이 한 알의 진주를 삶 속에서 끄집어내기 위해 한 학기동
안 고단함을 마다하지 않으신 어르신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2014년 겨울, 행복한 삶 쓰기를 마치며
                                                          이 방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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