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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삶이 참 팍팍하다

공동체마을 만들기/동네이야기2

by 뽈삼촌 2011. 2. 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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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이 끝나는 토요일 저녁

대현동 감나무골 나섬의집 사람들이 저희집에 모여 저녁을 같이 먹었습니다.

작은학교 얘기, 생명가게 얘기 뿐만 아니라 일상의 얘기들도 함께 나누었지요.

공동체 가족인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가 그 날의 모습을 스케치했네요.

기사를  그대로 옮겨보았습니다.

 

 

 

'물가'에 한숨 쉰 설 명절 장바구니에 난방.기름값, 세뱃돈..."서민들 삶이 참 팍팍하다"
2011년 02월 06일 (일) 17:55:31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그래도 대구는 좀 살만하지 않았냐?"
1년 만에 고향을 찾은 유모(51)씨는 대구에 사는 조카에게 설 덕담과 함께 물었다. 대구가 서울보다는 덜 추워 견딜만 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집 안에서도 두꺼운 양말 신고 외투 껴입고 산다"고 했다. "난방비 무서워 마음대로 보일러 틀 수가 있어야 말이지"...유씨의 말 속에 한숨이 묻어났다.

유씨의 친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구시 수성구 수성3가에 있는 친정은 20년 넘은 2층 주택이다.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아 비싼 기름보일러로 겨울을 나고 있다. 마루에는 가정용 가스난로와 전기난로가 빨간 불로 열기를 내고 있다. "이건 뭐, 전기료 덜 나온다 캐가 샀디만 말짱 헛기더라". 시누이 김모(68)씨의 후회 섞인 말이다. "명절이라고 친척들이 찾아오이 보일러 다 틀었지, 평소에는 어디 손 떨리가 이럴 수 있나". 친정 마루에는 두꺼운 장판이 깔려 있었다.

"말도 마라, 아홉 시간 걸렸다. 아홉 시간"
수성구 신매동에 사는 김모(40)씨는 인천에 있는 친척 집에 갔다 4일 저녁에 돌아왔다. 차량이 밀리고 밀려 9시간이나 걸렸다고 한다. 기차나 고속버스 이용도 생각했지만 '4인 가족'의 무게는 더 무거웠다. "KTX 왕복이면 두당 4,5만원에다 선물에 온갖 짐까지, 터미널에서 또 버스나 택시 타야지, 말이 좋아 대중교통이지 몸 고생에 돈도 더 든다"고 하소연했다. "맨날 최고치 최고치, 기름 값은 한정없이 오르지...솔직히 명절이고 뭐고 없었으마 하는 생각도 든다'고 김씨는 말했다.  

   
▲ '감나무골새터공동체' 설 뒤풀이(2011.2.5 대구시 북구 대현동)...이 공동체는 20년동안 '감나무골'이라 불리는 북구 대현동에서 아이들을 위한 '작은 학교'와 물물교환센터인 '생명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동구 신암동에 사는 김모(48)씨는 장바구니 물가가 "섬뜩하다"고 했다. "돈 10만원 들고 장에 갔는데, 채소고 과일이고 값 안 오른 게 없더라"며 "도대체 뭘 사야할 지 모르겠더라"고 설 연휴 전 기억을 떠올렸다. 5일 저녁  '설 뒷풀이' 하자며 모여 앉은 <감나무골새터공동체>의  '아지매들' 역시 같은 얘기였다. "그래도 차릴 건 차려야 하니까...별 수 있나", "집 구석에 갖고 오는 돈은 맹 그기 그긴데". "근데 요즘 와그래 오르고 지랄이고"...주부들의 거친 소리에 속상함이 묻어났다. 그래도 '설' 뒷풀이. 안부 삼은 물가 얘기가 그치자 서로 '맞절'하며 덕담과 일상 다반사 수다로 한바탕 웃음꽃을 피웠다.

같이 온 남편들은 뒷풀이의 뒷풀이에서 '설'을 풀었다. 당구 한 판 치고 막걸리 집에 다시 앉았다. "암만(아무리) 어려도 천원짜리 우예 주겠노". 조금 전 어른들의 '맞절'에 이은 아이들 '세뱃돈' 얘기다. 한 명이 꺼낸 만원짜리가 '기준'이 돼 버렸다. "야, 니가 만원짜리 내뿌이끼내 딴 놈들이 안 낼 수 있나", "하필이면 잔돈이 없어서리...", "초딩이나 고삐리나 일단 만원짜리 안 내고는 좀 눈치 보이지", "설 보너스 좀 받았나?", "보너스는 무슨, 안 짤리고 댕기마 다행이지", "요새 잘 굴러가는 회사 어디 많나", "물가는 오르제 월급은 그대로제, 빡시다 빡셔"... 세뱃돈에서 시작한 남편들의 세상사는 자정이 훨씬 지나서야 끝이 났다.

   
▲ 설 귀향객들에게 '한겨레21'과 '주간 경향'을 나눠주고 있는 대구경북진보연대 김선우 집행위원장(2011.2.1 오후 동대구역). 사진 왼쪽은 세뱃돈 봉투 등을 나눠주는 대구은행 직원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설 귀향이 시작된 2월 1일 오후 동대구역. 대구경북진보연대와 민주노총대구본부, 6.15대경본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역을 오가는 귀향객들에게 주간지를 나눠줬다. '한겨레21'과 '주간 경향'이었다. 설 명절을 맞아 전국언론노조를 비롯한 언론단체들이 제작한 20여쪽 짜리 '특별판'이었다. '종편'과 '4대강사업', '언론장악' 같은 시사 현안을 담고 있었다. 같은 시각, 대구 동성로와 서부정류장에서도 대구환경운동연합과 참언론대구시민연대를 비롯한 단체들이 이들 주간지 수천 부를 나눠줬다.

굵직굵직한 현안 속에서도 '물가'는 빠지지 않았다. 2시간가량 주간지를 나눠준 대구경북진보연대 김선우 집행위원장은 "종편이나 4대강도 문제지만, 서민들에게는 결국 물가가 제일 크지 않겠냐"며 "물가 폭등으로 정말 살기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어려운 경제에 물가 걱정에, 서민들의 삶이 참 팍팍하다"고 설 민심을 전했다.

   
▲ 설 민심은?...귀향객들로 붐비는 동대구역(2011.2.1 오후)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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